교정기에 끼인 나날


교정기에 끼인 나날

-세상에서 제일 단순한 방법으로 코를 찔찔 흘리던 초등학교 시절, 과학 시간에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려보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그림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로봇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우주로 여행을 가는 것들이었다. 2020년쯤 되면 뭐든 자동화가 되고 로봇이 수술을 할 수 있으며, 알약 하나만 먹으면 어떤 병이든 나을 수 있는 날이 올 줄 알았다. 21세기를 어른의 몸으로 살아가는 지금, 다 부질없는 상상이었다는 걸 6개월 전 방문한 치과에서 깨닫게 되었다. 22살의 여름, 나는 치아 교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거울을 보면서 이가 교정이 필요할 정도로 비뚤다고 생각해본 적은 많이 없는데, 충치가 생기기 쉬운 구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교정을 시작했다. 교정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치아 교정은 굉장히 물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지지대를 붙이고, 철사를 끼운 후 철사들을 조여 공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다. 교정을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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