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싶다.


그 섬에 가고싶다.

I 그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일년에 며칠 정도, 특히 가을날 괜히 심란해지는 증상은 언제부턴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대신 가끔 무기력해진다.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면서 일상에 대한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일년에 한번씩 건강 진단을 받을 때 그는 조금 긴장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정말로 바라지만 아직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빠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아직은 어리기만 한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말수가 적어지고 마음의 벽을 쌓을까봐 그는 불안하다. 대체로 행복한 편에 속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몇 해전 그는 마흔을 넘겼고, 이제는 날아가는 세월에 속절없이 떠밀리고 있다. II 몇달 전 저희 가족이 오랜 친구부부와 ..


원문링크 : 그 섬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