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따는 콩밭/김유정(전문)


금따는 콩밭/김유정(전문)

金 따는 콩밭 김유정 땅 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르께하다.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거칠은 황토 장벽으로 앞서 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덩이,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부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곡괭이는 뻔찔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이 내려쪼며, 퍽 퍽 퍽…… 이렇게 메떨어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굴의 땀을 훑는다.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 흙 한 줌을 집어 코밑에 바싹 들이대고 손가락으로 샅샅이 뒤져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 그러나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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