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7월의 무더위에 두 달 전 대장암으로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 외할아버지의 죽음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편찮으신 외할머니와 떨어져 시골에 혼자 계신 지 어언 15년. 식사도 제대로 안 하시고 병원의사도 안 믿으셔서 10여 년 대장암이 재발하였고, 발병 후 정기검진에 꾸준히 받아야 하는데 안 하셨다. 타지에 살아 자주 못 뵈러 갔었는데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 시골 할아버지 댁에 들렸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퀴퀴한 냄새와 거실에는 먼지와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음식을 드시고 치우지 않은 그릇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독거노인의 고독사에 대해 배웠던 그 장면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엄마와 동생은 이러한 상황이 한두 번 아니었다는 듯 쓰레기를 치우고, 부엌 여기저기를 쉴 틈 없이 청소하였다. 외할아버지는 침대에 누워계시고 잘 나오시지 않으셨는데 아마 손녀들에게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부끄러워하신 듯 보였다. 건장했던 체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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