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간호 단상


병간호 단상

픽사베이 어머니가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라 근심이 적잖았다. 예전, 병실과 사무실을 분주히 오가던 몇몇 선배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곁에서 온전히 돌봐야 하는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내심은 동짓날 햇살마냥 짧아질듯 싶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어머니와 함께하는 기회가 잦을수록 그간 안 보이던 것들을 하나둘 확인하게 됐다. 식성이며 습관, 기호와 기질 등이 평소보다 훨씬 더 또렷이 다가왔다. 불행을 맞이하는 당신의 태도 역시 다소 생경했는데, 수술 소식에도 남의 일인 양 “며칠이나 있어야 한다디?”하시니 그 무덤덤함 때문인지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했다. 한번은 병실에서 TV 뉴스를 보다 문득 물으신다. 아마도 아들이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서일 것이다. “지금 나라꼴이 제대로 인 거 맞냐?” 느닷없는 질문에 답할 말을 못 찾다가 “우리 여사님, 요즘 뉴스를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니셔?” 동문서답으로 얼버무렸다. 내일 날씨나 장바구니 물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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