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올리브만 남은 기다란 샌드위치에 대하여


오이와 올리브만 남은 기다란 샌드위치에 대하여

여의도에 발을 디디자마자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시위하는 소리야 국회 근처로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들어온 소리일 것이었다. 오늘은 어떤 의제가 사람들을 열 받게 했을까.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지만 시위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지? 그들을 찾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도 출근 시간이 임박했음을 아는 나의 다리는 착실하게 회사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회사 근처에 다다라 모퉁이를 돌자, 시위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열 명 안팎의 사람들이 회사 정문 앞에서 몸집만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안경을 쓰지 않아서 피켓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뭐라고 쓰여 있는 거지?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 쓸까 하다가, 걷는 속도를 조금 더 올렸다. 회사 앞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 그들 근처에 가서야 피켓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가족 해체‧동성혼 합법화 지지하는 KBS는 각성하라!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어머 저게 뭐야. 나는 재빨리 휴대폰을 열어 단톡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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