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파출소 경찰서-호박전과 아버지


가출 파출소 경찰서-호박전과 아버지

어젠 초롱이 미용해준 뒤 뭘 먹나 하다가 애호박양파전을 부쳤다. 이상하다, 아침부터 자꾸 울 아버지 그립네. 아버지 허벅지 문 뱀 이야기를 해서인가. (대충 부친 애호박양파전)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버지는 호박전을 대단히 좋아하셨다. 밥상머리예절 엄격하셨던 분이었긴 해도 호박전만큼은 손으로 죽죽 찢어 드실 정도였다. 부산으로 이사를 내려온 얼마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남은 우리 식구는 다시 반송동으로 이사했다. 아랫반송이란 곳이었는데 미닫이문을 열면 작은 방 세 칸, 그 중 한 칸엔 이미 어떤 할머니가 살고 계셨다. (아랫반송 살던 셋방 구조) 나는 당시 한창 비뚤어져 껄렁거리며 돌아다닐 때였다. 툭하면 가출하고, 툭하면 파출소에 잡히고. 그날은 아이들과 대낮 빈집털이를 하다가 경찰관에게 잡혀 파출소로 끌려갔다. '집 전화번호 대라!' '전화 없는데요.' '부모님 오셔야 된다. 어서 불러!' '연락할 방법 없는데요.' 두 시간 만에 나는 경찰서로 넘겨졌다.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이...


#그리운아버지 #양파애호박전 #청소년가출

원문링크 : 가출 파출소 경찰서-호박전과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