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쇳물백일장 장원)


약속 (쇳물백일장 장원)

약 속 왼쪽 안주머니 아무 때나 손 넣으면 꺼내 볼 수 있는 따끈한 그림책 반백의 문턱에서 한장 한장 넘겨본다. 마당 좁은 집 툇마루 코흘리개 꼬마 하나 봄볕을 노니는 파리 한 마리와 친구하며 앉았다. “나는 부자 될꺼야” 이렇게 적혔다. 누런 백열등 아래 앉은뱅이 책상 스쳐도 베일 듯 조폭머리 중딩 한 녀석 “전교일등” 머리띠가 무거운지 꾸벅이며 앉았다. 두꺼운 교재는 배게 삼기 좋다며 햇살 좋은 캠퍼스에 벌렁 누운 깔쌈한 청년 파아란 하늘색 도화지에 이렇게 쓴다. “난 할 수 있어” 흐드러진 벚꽃이 햇살을 흩뿌리는 작은 시골 도시 음악을 좋아하는 앳된 여대생과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무심한 듯 걸으며 속말을 한다. "넌 내꺼야"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아주 작은 아이. 앞으로도 계속 작을 거라 한다. 삼백일을 품으며 졸인 가슴으로 안았는데 만남의 기쁨이 큰 것인지 땀으로 흥건했던 산모의 배게는 자꾸만 눈물을 토해낸다. "아가야 걱정마 아빠가 있잖아" 아이 넷이 뛰어 논다. 전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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