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여행, 깊은 여행


걷는 여행, 깊은 여행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다비드 르 브르통 산문집의 첫 문장이다. 이 미묘한 표현은 설렘과 불안을 함께 준다. 집을 나서는 것은 설렘이자 두려움이다. 원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누구간의 조언이 아니어도 우리 잘 알고 있다. 일상은 익숙한 풍경을 마주한다. '익숙하다'라는 말에는 버팀과 인내, 그리고 지루한 하루의 연속이 전제된다. 어제 걸었던 길을 오늘도 걷고, 오늘 걸었던 길을 내일도 걸을 것이다. 쌓인 하루는 한 주가 되고, 다시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지나간다. 생경한 풍경은 알 수 없는 어느 지점에서 익숙하고 무덤덤한 풍경으로 변해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관심해진다는 것이기도 하고, 이미 너의 정체를 파악했으니 더 이상 신경은 쓰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이기도 하다. 익숙함에는 '동일함'이 전제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더 이상 그 대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애를 쓰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무덤덤이 찾아온다. 삶은 활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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