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마광수] - 어버이 날에 들어보는 참된 효


효도에[마광수] - 어버이 날에 들어보는 참된 효

효도(孝道)에 마광수 어머니, 전 효도라는 말이 싫어요 제가 태어나고 싶어서 나왔나요?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고 싶어서 낳으셨나요? 또 기르시고 싶어서 기르셨나요? `낳아주신 은혜' `길러주신 은혜' 이런 이야기를 전 듣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와 전 어쩌다가 만나게 된 거지요. 그저 무슨 인연으로, 이상한 관계에서 우린 함께 살게 된 거지요. 이건 제가 어머니를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예요. 제 생을 저주하여 당신에게 핑계대겠다는 말이 아니예요. 전 재미있게도, 또 슬프게도 살 수 있어요 다만 제 스스로의 운명으로 하여, 제 목숨 때문으로 하여 전 죽을 수도, 살 수도 있어요. 전 당신에게 빚은 없어요 은혜도 없어요. 우린 서로가 어쩌다 얽혀 들어간 사이일 뿐, 한쪽이 한쪽을 얽은 건 아니니까요. 아, 어머니, 섭섭히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난 널 기르느라 이렇게 늙었다, 고생했다' 이런 말씀일랑 말아주세요. 어차피 저도 또 늙어 자식을 낳아 서로가 서로에 얽혀 살아가게 마련일테니까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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