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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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에 초반에는 나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있었다. 이십 대 중반에는 내가 앉아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자리를 갖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마주한 뒤에 좌절과 또 좌절을 겪었었다. 삼십 대 초반. 어렵게 구한 나의 자리가 약간 뿌듯하기도 했지만, 또 너무 보잘것없는 자리라는 사실에, 그리고 금세 내 삶이 항상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삶이라는 사실에 또 실망했다. 그리고 항상 주말은 주중의 지켜낸 자리를 박차고 어디론가 나가 돌아다녀야 하는 시간이라고만 여겼다. 주말마다 서울의 이곳저곳을. 전국의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 계절에는 여기가 좋다더라. 요즘은 이 동네에 이곳이 핫플이라더라.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기에 바빴다.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날 좋은 봄과 가을에도 여행이나 다니는 삶을 살고만 싶었다. 직장에서 보내주는 해외연수를 가고 싶기도 했고,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했다. 사십 대가 된 지금. 이제 웬만한 곳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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