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마흔

마흔이다. 이미 작년에 마흔을 맞았고, 올해 마흔 하나가 되었지만, 지난 6월 만나이가 시행되면서 다시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상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얼떨결에 서른을 맞았던 십여 년 전 만해도 나에게 마흔이 이렇게 빨리 올지 몰랐다. 이미 너무 나이가 많이 먹어버렸다고 생각했었던 서른 즈음의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던 어린 아이에 불과했다. 그때 열 살 정도 많았던 내 옆자리의 직장 선배에게는 중학생의 아이가 있었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난 우리 엄마와 비교할 만큼 나이가 들어 보였었다. 지금의 난 그 나이 즈음이지만 아이도 없고, 아직 서른의 나에게서 몇 발자국 나아가지 않은 상태다. 어린 아이에 불과했던 그때의 나로부터 말이다. 하지만 난 마흔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 주기적으로 뽑아주지 않으면 희끗희끗 보이는 흰머리와, 과다하게 분비되는 특정 호르몬을 매일 아침 약을 통해 억제시켜야 하며, 맘껏 먹어도 살찔 걱정은 안하던 내게 붙어버린 5kg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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