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에 대한 단상


늙음에 대한 단상

얼마 전 지하철에서 한 대학생이 자리를 양보하고 있었다. 보통 몸이 불편한 병자나 임산부 노인에게 하기 마련인데 건강해 보이는 30대 남자에게 자리를 내어줬다. '왜? 멀쩡한 사람에게?' 그 학생은 배려한 것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자리에 앉은 30대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나는 솔로다"라는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나보다 확실히 젊었고 결혼은 아직인 듯 보였다. '자칫하면 40대인 나에게 자리 양보를?' 한 학생의 그저 착한 일하고 뿌듯함을 만끽하고 싶었던 저 행위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살면서 자리 양보 받을 것에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너무도 낯선 경험이었다. 내 나이 동갑 연예인은 소지섭, 원빈, 싸이 장민호, 데프콘, 박해일이다. 나이는 현실과 인식의 차이가 발생한다. 40대 중반이 넘었는데 마음만은 20대다. 생각, 정신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육체만 늙어갈 뿐. 늘어나는 흰머리... 결혼하니 특별하게 잘 보일 일이 없어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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