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 행복


유치환, 행복

유치환, 행복 artsyvibes, 출처 Unsplash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시인 프로필 1908년 경상남도 거제 출생 1931년 문예월간 시 '정적' 등단 시집 '청마시초' 외 청마시초 저자 유치환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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