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연년세세 - 황정은


01. 연년세세 - 황정은

<파묘> p. 43-p.44 그래도 누나, 너무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하지는 마. 그런 거 아냐. 너무 효도하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어. 효? 그것은 아니라고 한세진은 답했다. 그것은 아니라고 한세진은 생각했다. 할아버지한테 이제 인사하라고, 마지막으로 인사하라고 권하는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 언제나 다만 그거였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고 싶은 말> p.46-p.49 이거 엄마가 써요. 아유, 난 됐어. 좋잖아요. 좋지. 좋은 거 엄마가 써요. 왜 애들만 좋은 거 써. 엄마들이 좋은 거 써야 해. 다른 매장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엄마의 선(善)으로 부추기며 침구 한 세트를 팔 때, 한영진은 엄마들 본인의 이불과 베개를 하나씩 더 얹어 팔곤 했다. 한영진의 실적을 부러워하며 판매 패턴을 눈여겨본 근처 매장 직원들이 한영진을 흉내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과는 같지 않았다. 엄마들이 좋은 거 써야 해. 똑같은 말을 해도 한영진은 팔았고 그들은 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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