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사진 모음집 #16


시시콜콜한 사진 모음집 #16

시시콜콜한 사진 모음집 #16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어느 봄 날, 복싱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결심한 당일 집 앞 복싱체육관을 3개월 등록했다. 주5일, 퇴근 후 저녁 시간. 어쩐지 가벼운 마음, 운동 시작 전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이유없는 브이를 날려본다. 쌩쌩함이 느껴진다. 등록한 다음 날 사물함 자리를 주셨다. 붕대와 글러브를 넣어두는 사물함이다. 약간 삐뚤어진 반창고 위에 멋스럽게 흘려 쓰여진 이름, 사물함에 비친 나. 완벽한 복서의 느낌이랄까. 등록한 바로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3개월을 등록하니 붕대와 글러브를 주셨다. 화이트, 블랙, 레드 중 무엇으로 하겠냐 물으시기에 '레드'로 픽했다. 왜인지 복싱하면 빨강색이 먼저 떠오르니까. 회원들이 많아 운동화가 신발장 밖으로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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