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하루 5 - 서울숲


반쪽하루 5 - 서울숲

'' 뚝섬 서울숲으로 갑니다.. 아무 것도 없을 겁니다.. 바람하고.. 나무하고.. 풍경 속에 그냥 묻혔다 올까 합니다.. '' 바람의 뼈대와 햇빛 가루가.. 잔설처럼 조금 남아있을 뿐.. 아무도 기다리지 않을.. 겨울 숲으로 갔습니다.. 평일이라 더욱 한적한 길에는.. 새의 조잘거림도 없이.. 오후의 햇볕에 땅은 질척이고.. 텅 빈 마음 속으로.. 휑한 바람만이 불어댔습니다.. 오랜만에.. 유년의 기억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다녔던 초등학교가 근처에 아직 있고.. 그 때의 기억들이.. 설레임도 없이 잠시 스쳐갑니다.. 아버지는 그 때.. 경마장이었던 이 곳에 가끔 오셨습니다.. 허전한 주머니를 채우려.. 빈 주먹으로 서성이셨던.. 절망의 날들.. 오늘은 그저 세찬 바람이.. 맞고 싶었습니다.. 불어오는 곳도.. 불어가는 곳도.. 저도 모른 채.. 하늘을 온통 할퀴며.. 포효하는 바람 - 먼저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갔습니다.. ' 먼 데서 불어오는 바람 ' 이라는 조형물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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