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네..


도시를 걷네..

희미한 기억이 찾아든다.. 여명이 내리는 도시에 낯선 손님처럼.. 걷는다.. 한 낮 내내 먹이를 찾아 날다가.. 이제야 고즈넉이 날개를 접는 새들처럼.. 조금은 지친 모습으로.. 지난 기억들이 찾아온다.. 빛바랜 사진 속에 공허한 웃음만큼이나.. 퇴락한 시간 속에는 아무 향기도 없다.. 노을이 내리고 있다.. 파르스름한 새벽이 오고.. 한 낮이 오고.. 붉은 황혼과 어둠이 내리듯이.. 저렇게 사람의 마음 속에도.. 열망과 노여움과 슬픔과 망각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구나.. 이루었던 것 보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슴으로 품었던 내일을.. 이젠 손으로만 품는 오늘을.. 헛헛한 미소 속에 단단히 여물어 가는 침묵들을.. 네 얼굴은.. 말도 없이 말하고 있구나.. 애잔하지도 애끓지도 않으며.. 애지중지하지도 않는 날들이 간다.. 긴 겨울의 끝에 잠시 손 흔들다 가는 매화꽃 처럼.. 또.. 그.. 렇.. 게.. 흘.. 러.. 가.. 겠.. 지.. 낙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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