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전을 붙이며


녹두전을 붙이며

녹두전을 붙이며 새날이라고 전을 붙인다 이북에선 녹두전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국산 녹두를 물에 담가놓고 짐짓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코 끝에 머무는 알곡의 상큼한 속 내음 연하게 갈은 녹두를 한 주걱씩 떠서 불 판에 펼친다 스르르 퍼지는 반죽을 그냥 놔두어도 되는 데 모서리를 자꾸 문지른다 동그랗게 만들지 않아도 그게 자연스러운데도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듯 혹여 넘치지 않도록 빗장을 걸어 두듯이 뜨거움으로 몸이 타지 않게 이리저리 전을 뒤적인다 기름을 두르고 또 두르고 다시 뒤적이다 보면 안타까움으로 뒤척이는 내 모습이 보인다 뜨겁지 않아도 타 들어가는 야속한 시간들이 보인다 마루 가득히 녹두냄새가 흐르고 허공 위로 예전의 향긋했던 날들이 떠 다닌다 다리를 접고 앉아 전을 붙이는 내내 부자연스럽게 가장자리를 매만지는 불편함과 언뜻언뜻 스쳐가는 행복감 그 사이에서 자꾸자꾸 마음을 뒤집는다 오늘 하루 녹두향기가 먼 그 날의 기억을 깨운다 가슴 뛰었던 그 날들을 13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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