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줄 : 몫


14줄 : 몫

당신은 희영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난 네가 글쓰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희영은 웃으려다 실패한 표정으로 당신을 봤다 네 재능을 살리는 쪽으로 사회운동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젠 잘 모르겠어.. 희영이 거기까지 말하고 안경을 고쳐썼다 글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겠어 정말 그런가.. 내가 여기서 언니들이랑 밥하고 청소하고 애들 보는 일보다 글쓰는 게 더 숭고한 일인가,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누가 물으면 난 잘 모르 겠다고 답할 것 같아 이미지 출처 : 조현진 희영은 열어놓은 창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편집부 할 때 나는 어느 정도는 그런 사람이었던 거 같아 내가 그랬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달랐겠지만 희영은 거기까지 말하고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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