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일기 쓰는 법을 까먹을 즈음하여 아무도 모르게 스리슬쩍 돌아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하여 햇님은 구경도 못하니 지하세계에 사는 세기말 지구 주민이 된 것 같다. 우중충 음침 습습. 하지만 이와중에도 기운낼 구실은 만들기 나름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를 보고,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고, 사제 커피를 마시고,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머리를 빗고, 물을 많이 마시고, 견과류를 먹고, 책을 읽고, 수다떨고, 농담하고, 웃고, 청소하고, 노래하고, 따뜻한 정종에 오뎅탕을 곁들여 먹다 보면 기운이 날 수밖에 없다. 이중에 천금만금이 필요한 일은 하나도 없어 천만다행이다. (코인노래방에 쓰는 돈이 많아져서 중고 굿즈라도 팔아볼까 고민 중이기는 하다.) 오늘도 발이 축축한 채로 퇴근을 해서 기분이 썩 좋진 않지만 집에 가서 샤워하고 뽀송하게 말리면 된다. 이렇게 나는 제법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중에서 수신을 제법 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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