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에 든 생각


봄밤에 든 생각

봄이 와서 좋긴 한데 왜 이렇게 졸린가 몰라. 수면제 먹은 닭처럼 꾸벅꾸벅 졸기 일쑤이다. 체면을 위해 잠깐 저항도 해보았지만, 저항하지 않으면 아주 행복하다. 모르겠다. 어차피 모래 알갱이로 흩어질 인생, 잠깐이라도 행복하자. 오늘은 거의 외투가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했다. 딱 기분 좋은 온도의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다가, 유퀴즈에 출연한 상상을 했다. 유느님이 묻는다. "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럼 나는 곰곰이 생각하는 척하다가 폼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약속이요 ͡ ͜ʖ ͡" 아무리 겨울이 길고 춥고 험난해도, 정말 봄이 오긴 하는 걸까 수없이 의심이 들어도, 봄은 꼭 약속을 지키니까요.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그러면 유느님과 조셉이 '크~'하고 몇 마디 추임새를 넣다가 화면이 전환되며 감성적인 음악이 나오겠지. 크~ 그 노래는 이 노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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