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지는 흐름


더 나아지는 흐름

요즘 나무들을 자주 본다. 아침운동 시작하고 첫 가을이라서 그런지 나무들이 하루하루 물드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예전엔 봄에 꽃구경, 가을에 단풍구경 가는 일을 이해 못했었는데 올해는 구경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짧아진 가을에 단풍이 귀하게 다가오나보다. 가을, 사람들은 몇 해 전 '가을에 피는 꽃'이라는 대사에 위로를 받았다는데 너무 오래 피지 못한 나에겐 아무런 위로도 없었다. 언제부턴가 그런 위로들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게됐다. 꽃 피우고 싶었지만 해내지 못한 나는 꽃이 아니었다. 매일 나무들을 보면서 나는 나무가 되기로 한다. 꽃이 아니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인삼밭의 행복한 고구마처럼 꽃밭의 나무였다고 믿자. 위로 쭉쭉 크거나 예쁜 꽃을 피워 눈길을 잡지는 못해도 뿌리를 내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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