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의 겨울 : 하얀 온실에 쌓인 하얀 눈


창경궁의 겨울 : 하얀 온실에 쌓인 하얀 눈

1. 창경궁에 눈이 내리면 지난 겨울 아침부터 꽤나 눈이 내리기 시작한 날, 작정하고 오전부터 창경궁을 찾았다. 이런 눈발이라면 오후까지도 이어질 수 있겠다 싶었고, 창경궁에서 창덕궁 후원을 거쳐서 창덕궁까지 돌아보는 코스를 기획했던 것인데... 무리였다. 물리적인 거리 자체에서부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계획이었다. 이 세 곳을 주마간산으로 둘러볼라치면, 적어도 네 시간은 필요하다. 날이 좋을 때야, 휘적휘적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지만, 눈이 내렸단 말이다. '그까이꺼 대충~' 지나가기엔 시야 확보가 안 된다. 실제로 우리처럼 안경 낀 사람들은 경치라도 감상하려면, 김서린 안경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다. 안경을 벗고 이동하다가, 이거다 싶을 때에야 비로소 안경을 끼는데, 이때 마스크 사이로 입김이 나오지 않게 위를 꽉 막아주어야 한다. 이런 식이라서 대충 둘러보는 것도 다른 계절과 달리 더 시간이 든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 어디의 어떤 전각들이 헐렸는지, 어떤 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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