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경주 그레이하운드와 사람이 장거리 경주를 하면 언제나 개가 먼저 들어온다. 몸무게에 비례해서 생각해 보면 그레이하운드의 근력은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그레이하운드와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달려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서 이기는 쪽은 언제나 그레이하운드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은 달리면서 줄곧 결승선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헤아린다. 그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염두에 두고 달린다. 그에 반해서 그레이하운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달린다. 목표를 가늠하느라고, 또 목표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의욕이 부침하는 과정에서, 사람은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한다. 장거리 경주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해야 한다. 자꾸자꾸 나아가면서 그때 그때..
원문링크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장거리 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