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잠시만 도망가자 中 일부

심리치료 중에는 ‘노출치료’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과 일부러 접촉해서 그것에 익숙해지는 치료다. 그런데 사실 이 치료법은 아주 섬세한 방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나는 나 자신에게 멋대로 강행한 것이다. 왜냐하면 도망가선 안 되니까. 그러다 결국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그때 내 만화에 자문을 해주는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 중 한분이 내개 물었다. “작가님 누가 그렇게 하라 그랬어요? 누가 그렇게 열심히 찾아보고, 그렇게 ‘정면승부’하라 그랬어요? 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이 말을 듣고 나자 문득,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 열심히 달려들라고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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