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소설] 벽장 속 페미니스트


[4분 소설] 벽장 속 페미니스트

벽장 속 페미니스트 심리치료사 A 사랑하는 내 딸 다영이에게, 다영아, 나는 네가 요즘 보부아르를, 이리가레를, 훅스를, 버틀러를 읽는 것을 알고 있단다. 그러나 신중해지기를 바라. 그건 엄마가 그 사람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서는 아니야. 그렇지만 어디 가서 그런 것들을 읽는다고, 네가 페미니스트라고 섣불리 주장하지는 말렴. 다영아, 엄마는 20대에 주로 웹 드라마에서 배우로서의 경력을 쌓고 있었어. 그러다가 인간의 사회경제적지위나 빈부의 문제가 사랑의 실제에 어떤 영향을 행사하는가를 탐구하는, <사랑의 이해>라는 큰 방송사 TV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지. 짧은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을 맡게 되었단다. 그리고 그게 엄마의 유일한 성공작이 되었어. 그 드라마에서 엄마가 맡은 역할은 가난한 외딴 섬 출신에, 비정규직이지만 모든 남자들이 욕망하거나, 혹은 가질 수 없어 시기하는 은행 창구 직원이었단다.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내가 배우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너는 아마 비웃을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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