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필사 69 -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 (2) - 오찬호


온라인 필사 69 -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 (2) - 오찬호

03.15 (수) (중략) 다 맞는 말이었지만, 그 상황에 맞는 말은 아니었다. 개와 고양이를 대하는 바른 태도야 중요하지만, 내가 그게 궁금해서 지친 일상을 슬쩍 흘렸겠는가. 답답한 내 사정에 대한 일말의 끄덕거림을 기대해서일 거다. 하지만 무엇에 꽂힌 이들은 시야를 사람으로 넓히지 않는다. 자기 관심사와 비슷한 결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그것만을 붙들고 대화의 맥락을 완전히 엎어버리는 무례를 일삼지만 본인은 그게 문제인 줄 모른다. 서운하다고 한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며 정색한다.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강박으로 무장되면,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는 자의식 과잉 상태에 이르게 된다. 운동에 미치면, 운동을 어떤 경우에도 전도해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요즘 심란해서 운동을 못한다"면서 신세를 한탄하는 이를 향해 운동을 안해 심란한 거다, 투덜거릴 시간에 걷기라도 하라면서 타인'만'의 복잡한 상황을 나약한 핑계로 찌그러트려 버린다.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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