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필사 90 - 그 밤 폭죽소리만 또렸했네 (4) / 허지웅


온라인 필사 90 - 그 밤 폭죽소리만 또렸했네 (4) / 허지웅

05.03(수) (중략) 아침 해가 밝았을 때 나는 거의 죽어있다. 05.04(목) 너무 당연한 결론이었다. 나는 어느 날 죽기로 마음먹었다. 나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낫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이 고통을 참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거창하게 유언 같은 걸 남길 생각은 없었다. 간단하게 집은 엄마에게, 현금은 동생에게 남긴다고 했다. 돈으로 돈을 버는 투자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 해볼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정리가 간단해 좋았다. 마지막으로 청소를 하고 목욕을 했다. 그리고 남아있던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를 모두 먹었다. 이불을 잘 정리하고 그 위에 바로 누웠다. 이후의 몇 시간에 관해 뭐라고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몇 시간인지 몇분인지 조차 모르겠다. 겪은대로 쓰기에는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고 무엇보다 그게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기절한 것처럼 잠들었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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