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길을 찾아서


Ⅱ. 길을 찾아서

화윤을 과거로 부터 끌어 내는 목소리가 있었다. “밤바다가 좋지요?” “예?” “잠이 잘 오지 않습니까?” 행좌승이었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얼굴이 흘러나오는 불빛에도 눈부셨다. 달빛아래 소담스레 핀 한 송이 박꽃이었다. “스님?” 행좌승이 그녀 곁에 앉았다. “이곳 참 좋지요? 저도 이곳에 왔다가 그대로 눌러 앉았습니다.” “예? 그냥 놀러 왔다가……?” “예. 머리를 식힐 겸 왔었는데 떠나고 싶지 않아서요.” 화윤은 그녀에 대하여 궁금증이 일었다. 젊은 나이인데 그대로 출가한 속뜻이 궁금했다. “아가씨인 것 같은데……, 어느 정도나 되셨어요?” “무엇을……, 아, 언제부터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지난겨울 방학 때 왔었으니까 지금쯤은 약 반년 되었겠네요.” 화윤은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물었다. “저어기, 왜지요?” 그녀는 가볍게 이야기했다. “그냥 속세가 싫어서요. 방학 때면 여기 저기 절을 찾아 떠돌아 다녔는데 세상보다는 절이 좋더군요.” 화윤은 그녀에게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



원문링크 : Ⅱ. 길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