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편지


7. 편지

7 점심시간에 가래울 공원을 갔다. 봄까치꽃에게 먼저 찾아갔다. 해가나지 않아 봄까치꽃이 오므리고 있었다. 꼭 나에게 편지는 올 수 없다고 기다리지 말라는 것 같았다. 그 옆에는 껍질을 뚫고 아가처럼 배시시 얼굴을 내민 하얀 꽃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알고 싶지 않았다. 꽃 박사라고 칭찬하던 친구들 목소리도 별로였다. 교장 선생님도 보이지 않 았다. 아무도 없는 가래울 공원을 그냥 걸었다. 엄마, 아빠가 내 모습을 보기를 원했다. 답장을 기다린 지가 오래되었는데 꿈속에서도 찾아오지 않았다. 할머니 말대로 핏덩이를 두고 가버린 엄마, 아빠는 나를 전혀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할머니의 불쌍한 새끼였다. 마크맨! 아자몬을 외쳐도 불쌍했다.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우리 반이 싫었다. 곤란한 공부만을 골라서 시키는 선생님이 미웠다. 까마귀가 나를 계속 놀리고 무시하는데도 짝을 바꿔주지 않았다. 나를 미워했다. 까마귀는 나보다 더 작으면서 꼬맹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욱더 싫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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