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집1


간증집1

구천만원에 산 아버지 97년 여름방학이 끝 난 개학날이었다. 학교에 나와서 아이들을 만나니 오히려 생기가 돌았다. 교사가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동안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서무과 직원이 찾아왔다. 왠지 불길한 예감에 가슴이 툭하고 내려앉았다. 서무과 이양은 힘들게 물었다. “선생님! 혹시 은행에 보증 서셨어요?” “예?” “왜 그러셨어요. 봉급에 가압류가 들어왔어요. 상업은행에서 3천만 원이나요.” “예? 예......” 갑자기 눈앞이 하얗게 변하였다. 교실 출입문을 잡고 한참을 가만히 서 있었다. 아이들은 나에겐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 없이 떠들었다. 이런 아이들이 먼 세상같이 멀게 느껴졌다. 며칠 후 서울, 주택, 외환은행에서 봉급에 가압류가 들어왔다. 학교측에서는 나의 무모함과 어리석음에 놀랄 뿐이었다.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할 기운조차 없었다. 다만 죽지 않기 위해서 오직 숨만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전부였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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