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삶을


이제야 삶을

어린 시절 양팔로 안아도 반쯤도 안지 못했던 벚나무가 서있는 그늘아래 운동장은 내겐 놀이터가 아닌 칠판이었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받아쓰기 서로 문제 내어주며 선생님 놀이하다 지치면 커다란 그림을 그렸다. 맘에 안들었을 때 손바닥으로 쓱쓱 문지르기만 하면 몇번이고 고쳐 그릴 수 있었다. 중고등, 대학시절, 아니 40년 직장 생활했던 그 긴 시간들조차도 난 늘 공부를 했고, 열심히 뭔가를 배웠다. 초로의 길에 들어서며 모든 것 내려놓고 여생을 잘 보내면 된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젠 더 이상 배울 것도 공부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대둔산 자락에 보금자리를 틀던 날부터 모든 것이 새롭고 배워야 하는 일들이었다. 그중 가장 많이 배워가며 현재도 계속 배우는 것이 나눔이다. D 스누피는 나눔을 배워가며 실천할 때마다 콧노래를 부르며 행복해했다. 그냥 나눔이 아니라 섬김이고 내어 줌이라 생각했지만 뒤돌아서면 이미 내게 안겨진 것들이 더 넘쳐나곤 했다. '야채는 냉장고에 넣는 거 아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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