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읍 정육점


완산읍 정육점

월요일 오후에 완산읍 정육점 앞으로 나와. 사장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끝장을 볼 생각이 분명했다. 하지만, 오후 언제쯤? 난 그 시간이 점심을 먹고 난 뒤인지, 점심을 먹고 낮잠을 한 숨 잔 뒤인지, 아니면 슬슬 저녁 생각이 나는 늦은 오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물어보려 전화를 걸었다. 사장은 짜증스럽게 대답했다. 아니, 나오라면 대충 나올 것이지, 그냥 점심 먹고 대충 아무 때나 나와. 나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수화기를 두 손으로 공손히 받쳐 들고 기다렸다. 그는 고깃덩어리다. 지방과 근육이 적당히 혼합된 아주 질 좋고 맛있는 고기다. 게다가 숨 쉬고 심장이 뛰는 싱싱하고 살아있는 고기다. 우리 정육점에서 그런 훌륭한 재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아쉬운 건 바로 정육점 사장인 최씨였다. 그러나 고기가 그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 자만심과 여유는 육질을 질기게 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그의 정육점 진열대에 그 고깃덩...



원문링크 : 완산읍 정육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