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蠱毒),


고독(蠱毒),

‘의사가 되지 못하면 난 죽는다.’ 나는 독기를 품고 수험생활을 해나갔다.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뭘 모르는 소리다. 대한민국에서 인간답게 살려면 의사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 밑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을 뿐이다. 물론, 나도 공부가 재밌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실컷 놀고먹고 싶다. 하지만 본능적인 욕구만 좇는 것은 짐승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런 친구들이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 금수저가 아닌 내가 성공하는 길은 공부밖에 없으니까. 나는 열심히 공부에 매진해서 결국 의대에 진학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그토록 바라던 의사가 되었다. 그래서 행복하냐고? 아니, 그렇지 않다. 그래봤자 결국 나는 사회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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