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신춘문예 당선작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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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 동아일보단편소설 신춘문예 당선작 《녹은 내가 강의하던 학교들로 찾아와 시위 비슷한 걸 했다. 이상한 문장을 쓴 종이를 들고.》 곤란하게 됐어. 주임 교수의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그녀가 아직 하지도 않은 말을 떠올렸다. 전화를 끊을 때까지 머릿속에 배경음처럼 같은 말이 울렸다. 해촉 통보를 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의 잘못도 아니었다. 강의를 나가고 있던 다른 두 개의 대학에서 잘린 참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자리인 모교의 주임 교수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었고 용건은 뻔했다. 모두 같은 말을 했다. 노 선생 잘못이 아닌 건 알지만. 학교가 시끄러우니 어쩔 수가 없다. 곤란하게 됐다. 누가 곤란하게 됐다는 것일까. 주어가 없는 말들은 참 편리했다. 그런 말들은 미안하지 않으면서도 미안한 척할 수 있었다. 곤란하지 않은 사람이 곤란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면서도 정작 그 말을 듣는 사람이 미안한 기분을 가져야 했다...... [신춘문예 202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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