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 - 화수필


흰 머리 - 화수필

흰머리 眞山 겨울이 되어도 좀처럼 흰머리를 하지 않던 산이 흰머리를 한다. 계절이 만든 흰머리는 따뜻한 봄이 오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파란 새순과 어깨 펼친 무성한 나무가 가득히 춤출 것이다. 계절은 네 번의 발자국을 하면서 각각의 옷을 입힌다. 우리네 발걸음도 계절 속에서 갖가지 색동옷과 화려함을 가진다. 계절 속에서 무게 다른 발자국의 흔적을 남기며 길을 걷는다. 그러면서 흰머리를 만든다. 그러나 계절이 만든 산의 흰머리와는 다르다 우리네 머리에 쌓인 것은 시간의 발자국이 만들었지만, 만들어지면 꽃이 만발한 날이 와도, 무성한 초록의 잎이 산천을 덮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진 것은 계속하여 만들어간다. 얼마나 지내왔는지 머리에 흔적을 쌓고, 시간을 쌓고, 걸음을 쌓는다. 쌓인 날만큼 몸은 어렸을 때에 겨울이 되어도 쌓지 못하던 흰머리는 차곡차곡 쌓여간다. 걸어온 흔적을 몸으로 쌓기에, 거스를 수 없다. 지나간 몸의 봄은 어쩜 겨울만 쌓게 하지 않을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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