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화수필


길 - 화수필

길 眞山 공간이 숨 쉬는 곳. 한편엔 산 등이, 다른 편엔 나무가 퍼레이드 하는 공간. 그곳엔 웃음이 춤추기도 기다란 몸에 아픔이 갇혀 있기도 하다. 행객의 재잘거림이 소복이 쌓여 늘어져 있다. 꽃망울 꽃잎을 날리면 바람은 공간을 메우고, 새는 화살처럼 쏜살같이 달려 이곳저곳에서 춤춘다. 빛이 공간을 수놓아 채우면, 길 위를 거니는 눈과 마음은 환하기도 어둠을 덮기도 한다. 입 밖을 나온 말은 소곤소곤 쌓여 사연이 차곡차곡 길에 놓인다. 산새와 나무들이 길손님의 벗이 되어있다. 길을 간다. 태어나면서 걷기 시작한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닿겠지만 아직은 아니라 여겨서인지 종점 없는 길인 것만 같다. 한 번쯤 걷다가 뒤돌아봐야겠지만 그러지 않는 것은 갈 길이 멀어 볼 시간이 없어서인지도. 숱한 시간을 걸어왔다. 눈 속에는 거닐면서 박힌 그림들이 꿈틀거린다. 시간이 되면 의자에 앉아 천정에 하나둘 뽑아 그린다. 아직도 눈에 넣어야 할 것이 많은데 언제나 돼야 바닥이 드러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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