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별거 가정 (完) - 쓰기로 다짐했다


별거 아닌 별거 가정 (完) - 쓰기로 다짐했다

나는 편의점에서 오랜 기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에서 가장 좋은 향기가 나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초콜릿 진열대도 아니고, 꽃이 놓여있는 매대도 아니다. 편의점에서 가장 좋은 향기가 나는 곳은 바로 담배가 보관되어있는 창고다. 담배 포장지에 어떤 처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담배 창고와 진열대에는 언제나 마음을 나긋하게 하는 향기가 났다. 담배 창고에서 보루 채 포장된 담배를 꺼낼 때마다 아기 옷 냄새 같기도 하고 봄바람 냄새 같기도 한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아, 참고로 나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인생은 담배 진열대 같은 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타르와 니코틴 같은 어두운 마음을 가슴에 하나씩 품고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겉으로 풍기는 향기까지 타르와 니코틴 냄새일 필요는 없다. 어렸을 적 나는 엄마 곁에서 자라지 못하는 상실감과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가난 등을 겪으면서 감추고 싶은 것이 늘었다. 그럼에도 그런 환경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비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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