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소설] 독서 모임의 러시아 요원


[엽편 소설] 독서 모임의 러시아 요원

도피 생활을 한 지 어느덧 3주가 지났다. 친구가 보낸 메시지 하나로 나의 도피 생활은 시작됐다. “Как поживаешь в последнее время?” (요즘 어떻게 지내?) 나는 러시아 연방 보안청(구 KGB)의 한국 파견 임무에 지원한 요원이었다. 3년 전 서울로 파견되고 얼마 후 이곳 독서 모임에 녹아들었다. 나는 뿌리가 한국인인, 이른바 고려인이었기 때문에 한국 현지인들과 위화감이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오랫동안 억양과 발음을 갈고 닦아서 이곳의 표준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에 내가 한국 사회에 ‘녹아들었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의 임무는 스파이가 하는 일과 다를 바 없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내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언론사의 객원 기자활동과 논평, 댓글공작 등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하고 러시아의 적국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글을 퍼뜨리는 임무를 맡고 나는 이 땅을 밟았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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