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사랑의 결실


막간: 사랑의 결실

기세등등하게 마을을 탈출한 밀피. 하지만 자아도취에 빠져봤자 갈 곳 없는 도망자 신세인 건 똑같았다. 몇 시간 후 버스가 종점에 도착했다. 그녀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바닷가가 바로 앞에 보였다. 겨울이라 바닷바람은 거세도 사람은 드물었다. '배고파….' 전날 저녁부터 굶은 탓이었다. 밀피는 입고 있던 외투의 주머니를 뒤졌다. 빌려입은 이카의 사냥용 외투에는 운 좋게도 두툼한 지갑이 들어있었다. 그 돈으로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서 바지락칼국수를 먹었다. 맛은 괜찮았다. 그런데 어쩐지 구역질이 나고 몸이 더웠다. 그녀는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에 토했다. '음식은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뭐지. 어제 사람을 둘이나 죽여서인가?' 밀피는 칼국수를 반쯤 남기고 나가서 바람을 쐬었다. 모래사장을 천천히 걷는데 아랫배가 살살 아파왔다. 열도 나는 것 같았다. '늑대탕 때문에 배탈이 났나. 지금 아플 때가 아닌데. 빨리 먼 곳으로 도망쳐야 하는데….' 급격히 울적해진 그녀는 배를 어루만지...



원문링크 : 막간: 사랑의 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