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다시 얼래벌래 가을이다. 조석으로 뚝 떨어진 기온탓에 집에 들어가다 가끔 지난 겨울의 악몽이 떠올라 몸서리를 치기도 한다. 그래도 이 짧은 순간을 즐겨야 다가올 겨울에 조금씩 꺼내 생각하며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따뜻 한 게 참 좋다! 너무 일찍 와 버렸다. 그래서수업시작전에 담배도 한대 피울겸 햇살도 머리속에 좀 담아놓을 겸 조금 멀리 걸어나와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았다. 공원은 작고 조용했다. 따뜻하게 챙겨입으신 할머니 한분만 한쪽에 앉아 햇볕을 쬐고 계셨다. 웃고 계시는 듯한 인상에 마음이 따뜻해 졌다. 담배를 피우며 기분좋게 하늘을 올려다 볼때였다. 갑자기 할머니의 말소리가 잔잔하게 들여왔다. 할머니가 혼자 계신 것을 아는데, 옆에는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이상한 생각에 고개를 돌려 할머니를 보았다. 그런데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타이르듯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옆에 빈의자에 쏟아 놓고 계셨다. 주름진 한쪽 손으로는 손자라도 되는 듯 부드럽게 벤치를 쓰다듬고 계셨다. 하늘은 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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