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12화

그렇게도 무덥던 여름이 시원스레 내리는 소나기에 잠시 쉬어간다. 아직도 밭을 다 매려면 온종일 걸려도 부족할 텐데, 끝이 안보이는 밭이랑 사이로 반가운 비가 내린다. 오늘 밭일은 끝이다. '맨날맨날 낮에만 비가 왔으면 좋겠다~'. 행여 비가 그칠새라 호밋자루 내팽개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엄마가 적(부침깨)를 구워 주신다는 말씀에 한걸음에 집에 도착한다. 잠시 후 연기 가득한 정지(부엌)에서 엄마가 눈이 매우신지 한쪽 눈에 눈물가득 찡그리며 적(부침깨)을 내어 오신다. 오랫만에 온 집안에 고소한 기름냄새 가득하다. 마파람에 개눈 감추듯 허겁지겁. 번질번질한 얼굴로 아쉬움 가득 순식간에 바닥을 긁는다. 노근해지는 오후, 배도 부르고 잠이 들락말락, 갑자기 히야(형)가 도랑에 물이 많이 흐른다고 미꾸라지 잡으러 가잔다.아이구! 히야(형)! 쫌~~.새벽은 꿀밤 주우러 가자고 하고, 저녁이나 안개낀 날은 밤서리에, 비오는 날이면 고기잡으러 가자고 하고....우리 히야(형)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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