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 : 나무를 봐야 할 때도 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 : 나무를 봐야 할 때도 있다.

내겐 너무나도 이른 주말의 아침,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거의 유일한 존재와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 힘들다고, 귀찮다고 투정 부리던 나의 뇌는 눈을 통해 들어온 풍경에 투정을 멈췄다. 그러고는 깊이 숨을 들이켜려 했다. 찬란하지만은 않은 적당한 하늘과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 잔잔한 물의 일렁거림, 인간의 마지막 양심처럼 그나마 남아있는 나무들은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 충분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 책에서 읽었던, 아니 어쩌면 진리로 여겨질 법한 이 구절이 떠올랐다. 구름과 맞닿은 듯한 건물들이 눈에 거슬렸지만 그보다 낮은 나무들을 보려고 애를 썼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나무들이 하나의 그림처럼 보였다. 우산도 없이 비에 흠뻑 젖어도, 바람 불어 나뭇잎이 떨어져도, 아무 말 없이 서있는 나무에게서 눈이 떨어지질 않았다. '나는 저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고통 속에서도, 아무 말 없이도, 나란 존재로써 존재할 수 있을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


#나들이 #세모멘의경험 #주말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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