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저자 이병률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9.01. 칠 일만 사랑하겠다 육 일이 되는 날 사랑을 끝내고 뒷일도 균열도 없이 까무룩 잊고만 싶다 완전히 산산이 사랑하겠다 문드러져 뼈마디만 남기고 소멸하겠다 칠 일이 되는 날 꽃나무 가지 하나 꺾어 두 눈을 찌르고 눈이 멀겠다 까맣게 먹먹하겠다 헤아릴 무엇도 남기지 않도록 지문을 없애겠다 눈이 맵도록 이불까지 유리잔까지 불사를 것이며 칠 일 동안의 정확한 감정은 절벽에 안겨 떨어지리라 칠 일이 지난 새벽부터 폭우 내리고 그 홍수 닿는 곳에서 숲이 시작된다 그리고 어떤 자격으로 첫번째 해가 뜬다 사라질 것들을 다시 시작을 한다고 해서 다시 그 사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칠 일 전문 난로 하나 보내준다던 사람 한 번도 본 적은 없는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는다는 사람이라 했는데 추위는 점점 닥쳐오는데 어떤 날은 추자도에 있다 하고 어떤 날은 아주 먼 바다에 있다 하고 어떤 날은 깜빡 잊고 내가 지내는 항구 ...


#눈물이핑도는아주조용한박자 #문학동네시인선 #바닷가에서 #시집 #이별이오늘만나자고한다 #이병률 #칠일

원문링크 : 이병률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