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햇빛]


박지혜 [햇빛]

햇빛 저자 박지혜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14.11.03. 기억나지 않는다 얼어가는 사람을 끌어안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나 아름다운 얼어가는 사람들은 아름다움만 보여주었다 예감에 휩싸였던 시간 정말 신비였을까 검은 길을 걷는다 그와 함께 걷는다 단단하고 축축한 밤공기 텅 빈 그림자새 기억나지 않는다 멀리 있는 것들이 되살아난다 무슨 계절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여름 죽음처럼 분명해지는 것이 있었다 너와 나의 아름다움이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해도 아름다운 것이 있었다 여름 전문 어떤 순간이 정지할 때도 있어. 영원의 정지. 그게 뭔지 잘 몰라도 그런 게 있어. 연인의 잠. 그게 뭔지 잘 몰라도 연인의 잠을 자고 싶어. 죽음으로만 완성되는 사랑이야. 그런 건 없어. 그래도. 모든 그래도가 문제여서 그래도의 여운을 따라가는 어리석은 시인이 되었나. 매일매일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슬픔으로 들어갔다. 사라지는 순간들을 붙들고 울고 싶어. 모두 잊어야 한다고 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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