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제일 나가기 싫을 때가 운동하러 나가야 할 순간임을 매번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튕겨나가듯이 얼른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서 걸었다. 한 시간 좀 넘는 시간동안 빨리 걸었다. 빨리 걸으니 잡생각도 사라진다.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할까. 하긴, 집에 오래 있으면 나가기가 싫어진다. 그건 사실이기에 의지가 필요하다.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나에게 억지로 세뇌시키기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스스로에게 수고스럽더라도 이 일이 필요하다고 정직하고 담백하게 말해주면 어떨까 싶다. 나는 내가 괜찮지 않을 때 자꾸만 괜찮다고만 해 온 것만 같아서 내 안에 돌덩어리가 많이 쌓인 듯 하다. 이제는 찬찬히 바라보고 나에게 좀 더 따뜻하게, 그리고 냉철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해주어야겠다. 그 편이 오히려 낫다는 것을 오늘 소중한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걷기와 그림 그리기는 분명 수고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이것을 명심하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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