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 사양합니다


반말 사양합니다

지난주부터 헬스장을 다닌다. 식스팩을 꺼내 보이겠다던지, 몸짱이 되겠다는 거창하고 불가능한 목표는 애초에 없었다. 혹시나 관절이라도 다칠까 조심스레 운동하는 중(=열심히 안 한다는 말)이다. 헌데 몸 좋은 사람들을 보고 나니 여름이니까 팔뚝만 집중적으로 키워볼까? 하는 얍삽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운동을 조금만 더 할까, 그냥 집에 갈까 고민하던 중 벤치 프레스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한 명 발견했다. 가만히 두면 깔릴 것 같아서 얼른 잡아줬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지난주에도 내가 똑같이 잡아줬던 그 사람이다. (A라 지칭하겠다) A는 고맙다며 음료수를 사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나는 거의 듣기만 했는데, 중간에 그가 이런 질문을 했다. “그런데 혹시 몇 살이세요?” 갑자기 나이를 왜 물어보는 것인지 기분이 나빴지만 내 나이를 밝혔고, A는 “그럼 년생?”하고 되물었다. 공손했던 말투가 순간 짧아졌다고 느낀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산문 #에세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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