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남자


나약한 남자

일전에 친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화장실에서 언제 손을 씻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말도 안 되는 토론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화장실을 함께 다녀온 두 명이 설왕설래를 시작했는데 이내 그 자리에 있던 거의 모두가 참여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이렇게 쓸데없는 것에 순식간에 불이 붙다니 (마치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남자들이란. 볼일을 본 후 손을 씻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수는 매너의 문제라고 했고, 반대로 주장한 소수는 위생의 차원이라 했다. 기예르모 델 토르에게 아카데미를 안겨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기 전과 후에 손을 씻는 순서로 남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그는 손을 먼저 씻고 볼일을 본다. 영화 속에서 더 자세한 설명은 없기에 뇌피셜로 짐작해보자면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같은 직업과 계층을 추측하는 수단으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술자리 이야기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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