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17.2년


[반구대] 17.2년

 멀리서부터 연기가 보였다. 시신이 타고 있다. 그곳 강변 화장터에선 오늘도 생명을 다한 육신들이 불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유족들은 시신의 이마를 강물에 씻기고 저승으로 가는 노잣돈으로 입에 동전을 물렸다. 네팔 카트만두 시내를 흐르는 강변 풍경이다.  장작더미 위의 육신은 불에 활활 타고 있었다. 장작 살 돈이 모자라면 타다만 채로 강물에 던져진다. 다 탄 재를 뿌려야 하지만 죽음의 길에서도 빈부 차이는 현실이다. 강 아래쪽에서는 떠내려오는 망자의 유품 가운데 쓸 만한 것을 건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이들은 물속에 머리를 박고 시신 입에 물려졌던 동전을 찾아들고 기뻐하고 있다. 삶은 죽음이고 죽음은 곧 삶이다. 공존하되 하나이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1만7,800명이 생을 마감했다. 죽음처럼 자연스럽고 확실한 일도 없는데,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조차 꺼린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속절없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언젠가 는 죽는다. 노인도 청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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